 지역문화 문화중심주의를 해체하고
문화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하여....
지역문화는 간단히 말해서 지역의 문화다. 이때의 지역은 공간개념에 따라서 달라진다. 즉 세계적인 시각에서의 지역은 북아프리카, 스칸디나비아반도, 라틴아메리카, 동아시아 등과 같은 대륙적인 개념이고 일국가적인 시각에서의 지역은 경상북도, 옥천군, 서해안 등 소규모의 공간적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한국사회에서 지역문화는 후자, 즉 한국 내에서 한 공간의 문화로 규정할 수 있다. 그 다음 문화란 무엇인가? 잘 알려진 것처럼 문화인류학, 문화철학, 예술론, 사회학, 역사학 등에서 정의하는 문화의 개념이 제각각 달라서 문화를 정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말할 정도다. 일반적으로 문화를 인류가 축적한 유무형의 자산으로 규정한다. 이런 규정에 의하면 생존의 모든 것이 문화이기 때문에 이 역시 모호한 개념이다.
이런 불안정성을 인정하면서 정의를 해본다면 지역문화는 한 지역에 존재하는 유무형의 문화적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2006년 5월 21일 공포된 한국 문화헌장에 의하면 “지역 문화는 지역 사회를 발전시키는 활력의 원천이며 지역공동체를 결속시키는 정체성의 토대이다. 지역 문화를 가꾸어 나가는 일은 주민의 자주적 참여와 주민 자치의 원칙을 따라야 한다. 지역 주민은 자기 고장의 언어, 민속, 전통 같은 고유의 표현 형식들을 포함한 자생적 문화 자원들을 보존하고 문화 발전에 창조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
지역문화는 경향(京鄕)의 이분법을 극복하자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중앙과 지방을 구분하는 경향의식은 과거 중화주의(中華主義)에서 중화를 중심으로 놓고, 그 공간층위를 구분하면서 주변을 향으로 부른 중화사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예를 들어서 향가(鄕歌)의 향이 지방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조선/한국과 같은 국가 안에서도 그 역할과 기능에 따라서 경인 중앙과 향인 지방으로 구분했다. 이 경향의식을 바탕으로 한 지방문화는 중심과 주변의 차이를 넘어서 차별의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은 봉건적 개념이다. 1990년대 들어서 쓰이기 시작한 지역문화라는 개념은 따라서, 중심주의를 해체하고 문화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현대적 개념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모든 문화는 지역문화이며 모든 문화는 동등한 가치를 가지며 모든 문화는 생명체로서 유기체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 <문화헌장>, 2006년 5월 21일 공포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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