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 야생화를 닮은 화가 장창익 (01_03_exbi_info)


 

 

 

 



야생화를 닮은 화가 장창익  

[인터뷰] 야생화 닮은 화가 장창익 “현실 타협, 스스로를 배반하는 것”갤러리 평창동, 내달 30일까지 장창익 초대전
軍서 사고로 한쪽 눈 한쪽 다리 일부 잃어…
장애 딛고 시작한 그림이 어느덧 인생 전부

“좋은 환경에서 자란 꽃들이 화사하고 예쁘지만 외진 곳에 핀 야생화가 더 좋아요. 강인함이 느껴지거든요.”

화가 장창익(56)은 척박한 환경에서 자란 야생화를 그린다. 조그맣던 길가의 야생화는 100호 크기의 커다란 화폭에 담겼다. 지난 20일 갤러리 평창동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소품(小品)이 판매는 잘 될지 모르지만 작가의 역량을 총체적으로 보여줄 순 없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큰 작품들을 해놓자는 생각에 큰 그림들을 그리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작품 판매에 연연하지 않고 꾸준히 제갈 길을 간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은 일. 장창익처럼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국가유공자라 두 식구가 굶어죽지 않을 만큼의 연금은 나와요. 현실에 타협하려고 마음먹었다면 진작 했겠죠. 제 작품은 곧 접니다. 명예나 경제적인 면 등 외부 환경 때문에 현실과 타협하는 건 스스로를 배반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 그림을 그리고 있는 장창익 작가의 모습 (제공=갤러리 평창동)

장창익 작가는 21살에 군대에서 지뢰를 밟아 왼쪽 눈과 왼쪽 다리 무릎 아래를 잃었다. 벌써 35년 전 일이지만 사고가 난 날짜까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지금은 “만약 그때 다치지 않았더라면 화가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하지만 당시에는 꽤 오래 방황하고 분노했다. “왜 하필 내게 이런 일이 생긴 것이냐”면서.

그런 그가 사고가 없었다면 화가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 단언하는 이유는 뭘까. “제가 다치지 않았다면 이 몸으로(키가 182cm다) 방에서 그림만 그렸겠어요? 아닐 거예요.(웃음) 사고가 난 뒤 큰 형님이 동양화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어요. 형님이 그림을 굉장히 잘 그렸는데 부모님 반대로 그만뒀거든요. 자신이 못한 걸 동생이 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던 거죠.”

장창익은 유명 한국화가인 남농 허건(1908~1987)의 문하생으로 목포에서 그림을 배웠다. 군대 가기 전에도 독학으로 10년가량 서양화를 했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고 했다. 남농 선생은 난(蘭)을 쓱쓱 그려주며 똑같이 그려오라는 과제를 내줬다. 처음엔 ‘이 정도 쯤이야’ 싶었지만 막상 집으로 돌아가 그려보니 잘 안 되더란다. “몇 주간 집에 틀어박혀 난만 계속 그렸어요.”

이후 추계예대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20년간 화선지에 수묵화만 그렸다. 그러던 중 지금의 아내를 만나며 그림에도 변화가 생겼다. 마음에 봄날이 찾아오니 그림에도 색(色)이 들어왔다. 길가의 야생화를 그리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였다.

첫 개인전은 무척 늦었다. 진짜 마음에 드는 작품이 나오기 전까지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에 작업실에서 틀어박혀 그림만 그리다 보니 어느덧 쉰 살이 넘었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었다. 서울에서 전시장을 빌려 구색을 갖춰 개인전을 하려면 최소 2천만 원은 필요했다. 그러던 중 서울의 한 화랑에서 전시를 열어주겠다며 연락이 와 2008년에 첫 개인전을 했다.

갤러리 평창동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서울에서의 두 번째 개인전이다. 화랑에서 선정한 ‘2013년을 빛낼 올해의 작가 33명’에게 전시를 열어 주는 초대전이다. 패션브랜드 누브티스가 전시를 후원하며 작가의 그림으로 만든 스카프와 넥타이도 제작됐다. 장창익 작가는 “콜라보레이션이라고 하던가요? 새로운 경험입니다. 화집에 가까운 두꺼운 도록도 나왔습니다. 정말 행복합니다”라며 웃었다. 오는 6월 30일까지 갤러리 평창동에서 전시. 

   
▲ 해바라기를 그리고 있는 장창익 작가의 모습 (제공=갤러리 평창동)
   
▲ 장창익, 장지에 채색, 116x90cm, 2008 (제공=갤러리 평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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